저소득층 자녀의 피부 흉터를 재건하고, 의료 시스템을 확립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민복기원장이다. 20여년 간의 의료봉사와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 지역 방역을 체계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 39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받았다. 보령의료봉사상은 ‘한국의 슈바이처’를 발굴해 참된 의료인상을 정립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보령제약이 1985년 제정한 상이다. 영화 ‘울지마 톤즈’로 알려진 고(故) 이태석 신부, 케냐의 어머니로 불린 유루시아 수녀 등 179명이 이 상을 받았다. 그에게서 나눔을 실천하는 의료 봉사의 삶에 대해 들었다.
보장된 길을 걷지 않는 군의관
군의관 복무 기간 동안 평범하게 지낼 수도 있었다. 주어진 과업만을 해내고 남는 시간 동안 여유를 즐기면 됐지만, 민복기 원장은 늦은 저녁까지 책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1998년 초임 군의관 시절 축구 대회에서 얻은 고관절 인대 손상이 그의 인생을 변화시킨 것. 의사가 아닌 환자로서 큰 불편함을 겪었던 그는 이를 계기로 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기로 결심한다.
생각을 바꾸자 주변 장병들이 보였다. 최전방 야전부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겐 말 못 할 고민이 있었다. 1990년대만 해도 피부과 질환은 야전에서 가장 흔한 질병이었다. 여러 피부과 질병 중 장병들이 입은 속옷 부위에 피부병이 수년간 돌았고, 민 원장은 해당 질환에 몰두한다. 민 원장은 장병들에게 보급된 감색 속옷과 피부염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원인을 찾아낸다. 속옷의 원료 중 하나인 독일산 염료가 한국인에게 맞지 않았던 것. 감색 속옷이 보급된 몇 년 동안 수많은 장병이 염증으로 고생을 한 것을 알게 된 민 원장은 곧바로 확진 검사를 마치고 허준평 前국군의무사령관을 찾아간다. 민 원장의 오랜 설득 끝에 국군에는 한국산 염료로 만들어진 속옷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군의관 교육을 위해 그가 집필한 교재인 『흔한 피부 질환의 진단과 치료』와 『장병을 위한 피부 질환 안내서』로 지금까지 군부대에서 쓰이고 있다.
민 원장은 장병의 건강한 병영생활과 군 전투력 손실 방지를 위한 ‘봉소염 예방법’, ‘옴, 성병 예방법’, ‘행군 시 물집 발생을 줄이기 위한 방법’ 등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 매년 ‘군진의학 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 공로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39개월의 짧은 군 복무 기간 동안 국방일보에 매주 ‘건강한병영’ 생활을 위한 칼럼연재, 상무지 연재, 초임군의관 교육교재집필 및 강의, 감염병 예방법, 군전투화개량을 위한 연구 등 이룬 성과다. 당시 반복된 대량전사상자 훈련 등을 준비한 경험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환자분류, 병상확보 등 빠른 판단력과 결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장병을 향한 마음과 애국심은 군의관 전역 후에도 계속됐다. 민 원장은 2작전사령부로부터 요청을 받아서 2001년부터 장기 복무 지원 군인을 대상으로 무료 문신 제거를 진행하는 ‘사랑의 지우개’ 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문신 제거 시술을 받은 장병들이 국가를 위해 장기 복무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봉사가 또 다른 봉사로 이어지는 것을 깨닫는다. 감염병 최전방에서 애국을 부르짖다
민복기 원장에게는 ‘대구 방역의 주역’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2020년 코로나19가 대구 전역을 덮쳤을 때 민 원장은 대구광역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으로 감염병 최전방에 선다.
코로나19라는 명칭이 생기기도 전, 민 원장은 코로나19의 위력을 짐작하고 있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의료관광산업위원장으로 오래전부터 세계 의료진들과 소통하던 민 원장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으로 중국 의료진과 중국 상주 에이전시에게 코로나19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있었다. 민 원장은 2015년 메르스 대구광역시의사회 간사의 경험에 기인해 코로나19의 파급력을 예측한다. 2020년 1월 말 의료단체장 회의에서 코로나19의 위험을 알리고 시민들께 알리고자 지역언론에 펜데믹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시행한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코로나19 정확한 상황이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중앙 부처와 국민들은 코로나19를 단순 감기로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민 원장의 코로나19 확산 예측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민 원장은 대구 의료진들과 계속 방역 대책을 세우면서 한 편으로 당시 권영진 前 대구시장을 설득한다. 또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병상 확보, 국군대구병원의 코로나19 거점 병원 전환, 군의관·간호장교·공중보건의 차출을 요청한다.
2020년 2월 18일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나오며 대구에 코로나19가 확산됐다. 대구 신천지 교인 1만 명을 모두 찾아 검사해야 했다. 그러나 의사가 직접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해서 투입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대구시청에 전국에서 차출된 공중보건의들이 영문도 모른 채 도착했다. 그들에게 코로나19 이동검진 투입을 요청하자, 대부분이 반발했다. 민 원장은 공중보건의 앞에 섰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혹시 국민을 위해 지금 당장 남아서 투입될 사람들 손 들어 달라.” 그렇게 13명의 공중보건의가 대구 곳곳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검사를 2월 22일 당일 바로 진행했다. 신천지 교인의 80% 이상이 코로나19 샘플링 검사 양성이었다.
즉, 1만 명의 교인 중 8천 명의 확진자가 갑자기 쏟아질 것이라는 예방의학교수진들의 예측 결과였다. 민 원장은 전국이 코로나19 위험 속에 빠졌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구를 포함 전국은 코로나19에 관심이 없었다. 민 원장은 초조했다. 빨리 현재 상황을 알려 확진자 폭증 상황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했다. 민 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인터뷰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생방송이 아니라면 도무지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민 원장의 ‘더 이상 병원 입원으로는 발생하는 환자수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중앙일보 단독인터뷰 이 후 생활치료센터 도입 결정 등 정부 방역 대책의 전환이 시작된다.
민 원장은 코로나19 대책본부장으로서 ▲병상 확보 ▲가용 가능 의료 인력 지원 ▲생활치료센터 허가 인가 ▲드라이브스루 선별 검사소 설치 등을 동료들과 함께 이끌어 냈다. 또한 ▲감염병 사전·사후 대응 대책 ▲확진 환자 중증도 분류와 진료 및 이송 방침 설정 ▲인적·물적 자원 배치 ▲환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 ▲선별 진료소와 보건소 업무 연계 조정 ▲중앙역학조사반과 연계한 지역 방역 대책 등을 함께 수립해 대구 조기 방역에 성공한다. 대한민국 코로나19초기 방역스토리는 세계로 뻗어 나갔고 전 세계는 민 원장에게 주목했다. 그는 독일·미국·일본·카자흐스탄 등의 의료진과 매체에 대구의 방역 시스템을 공유했다. 줌회의, 레딧 등을 통한 소통 방법은 향후에도 전 세계가 감염병 대처에 함께 공조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민 원장의 의견이다.
나눔으로 시작되는 선한 영향력
그의 봉사 정신은 지역 사회 공헌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지역 균형 발전에 관심이 많았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의 격차가 국민학생(現 초등학생) 마음에 크게 다가온 것. 그는 함께 잘 사는 삶 즉 지역 의료, 교육 발전, 복지가 국가 국형 발전의 모태라고 생각했다.
민 원장은 2006년부터 약 38톤이 넘는 쌀을 기부했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흉터 재건술을 펼치는 것은 물론 주기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이들이 미래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랑의 문신지우개, 경북대 등 발전기금 전달, 남광사회복지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 리더, 적십자 봉사 지원, 전신탈모증, 혈관종·소아 선천성 모반 등의 은둔 환자 지원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의 나눔 철학은 해외 봉사로 이어진다. 중증 건선·아토피 피부염·피부암·탈모 등이 많은 러시아와 CIS 국가, 피부 감염병, 만성습진이 주로 발생하는 베트남과 중국 등지에서 해외 의료 봉사를 진행했다. 민 원장은 약 복용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을 치료 못 해 10년 이상 고생하는 해외 환자를 보며 더 많은 지역에서 의술을 펼치고 더 많은 의료진에게 치료법을 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민 원장의 신념은 앞으로도 꺾이지 않을 예정이다.
20대엔 경북의대학생면역학교실을 만들었고, 30대에 대구경북피부과의사회 학술이사로 전국 규모의 대경피부과학회를 결성했으며, 40대에는 메디시티대구가 의료 관광산업 및 교육 도시로 안착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쏟았다. 50대가 된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그리고 올바른 의료 정책을 위해 달려 나가고 있다. 민 원장은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내일이 기대된다고 한다. 최근까지 경북의대 개교 100주년 홍보위원장을 맡아서 많은 기념행사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올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구교육청에 4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였다.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과 실력이다. 그 실력에는 훌륭한 의료 기술, 후학 양성 능력, 학자로서의 연구 성과,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 정책이 도입되도록 노력하는 열정이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선한 영향력으로 연결된다. 혼자서 봉사할 때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봉사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봉사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게 첫 번째이다. 수많은 의료진과 의료 지식을 공유, 공조하면 그들이 더 많은 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함께 앞장설 것이다.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이 존중되고 많은 분들이 함께 다양한 봉사대열에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봉사할 때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봉사의 범위가 더 넓어집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봉사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대구광역시의사회 의료봉사단장으로 해외의료봉사와 개발도상국에 의료시스템, 의료교육 지원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입니다.”
대표저서: 두피 모발의 진단과 치료, 보톡스시술법과 모발이식술, 흔한 피부질환의 진단과 치료, Hair & Wrinkles Update 등 16권
대표수상: 1997 대한피부과학회 최우수논문상, 2000 대한군진의학회 최우수발표상, 공로상, 제2군사령관표창, 2013 대한의사협회 공로상, 2014 대구시 유공시민표창, 세계청년비엔날레 공로상, 2015 보건복지부장관 행복나눔인상, 대구지검장표창, 2016 국민추천포상 행정자치부장관표창, 2017 대구시장 공로장, 2018 대구시장 감사패, 국군의무사령관 감사패, 2019 보건복지부장관표창, 대구지검장표창, 2020 대한피부과의사회 공로패, 대구시의회의장 감사패, 2020 대구시교육청 유공감사패, 보건복지부장관표창, 2021 국민포장, 2022 대구시장 유공감사패, 대한적십자사 명예포장, 2023 보령의료봉사 대상
봉사경력: 1998 군 장병 봉소염 조기 치료법, 옴 전염성질환 예방법, 행군 시 물집발생 예방법 등 다양한 군진의학 발전 연구, 군 장병 무료 문신 제거술, 2006 사랑의 쌀 나눔 사업(38t), 사랑의 지우개, 흉터, 혈관종 등 은둔 환자 지원 사업, 2015 해외 의료 봉사(베트남·카자흐스탄·중국·키르기스스탄·러시아·몽골), 해외 의료인 나눔교육, 대구광역시의사회 메르스 대책위 간사, 2020 대구광역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 2021 대구광역시의사회 의료봉사단장, DGB금융 사회공헌재단 이사, 2022 남광사회복지회 후원회 수석부회장,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상임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