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도박기준은? 일단 판돈 20만 원 넘으면 위험
사안 별로 봐야 돼
명절이면 가족끼리 모여 즐겨 하는 오락 가운데 하나가, 고스톱이다. 그런데 판돈이 20만 원을 넘어서는 등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넘으면 도박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도박과 오락을 가르는 경계는 무엇일까? 획일적 기준은 아니다. 사안을 들여다 봐야 한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은 판돈이다. 경찰은 판돈 규모가 20만 원을 넘을 경우 일단 단속대상으로 보고 있다.
만일 도박 전과자가 포함돼 있으면 판돈이 그에 못 미친다 해도 형사입건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구분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도박 전과가 있는 50살 김 모 씨는 2년 전 1점에 백 원짜리 고스톱을 치다가 재판을 받게 됐는데, 법원은 도박의 시간과 돈의 액수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도 역시 무죄 판결했다.
지난 2015년 5월, 술값 내기로, 만 원가량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씨 역시 일시적인 오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같은 1점에 백 원짜리 고스톱을 쳤어도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도 있다. 당사자가 한 달에 10만 원에서 2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가족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기초 생활수급자여서 판돈 2만8천 원이 소득에 비해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통놀이인 윷놀이의 경우도 도박으로 처벌받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4월, 슈퍼 앞에서 한 판에 5천 원을 걸고 윷놀이를 하던 김 모 씨는 경찰에 도박이 적발되자 항의한 끝에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추가돼 벌금 3백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오락과 도박을 가르는 판단 기준은 함께 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오고 간 판돈과 소득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또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했는지 등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인 만큼, 오락으로서 화투나 윷놀이를 즐기더라도 지나치게 오래 하거나 많은 돈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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