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궤변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kbs 송현정 기자와 이달 9일 인터뷰를 했다.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방영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출연해 송현정 기자와 약 1시간 30분 동안 대담하는 형식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런데 앵커출신이 아닌 송현정 기자의 인터뷰 태도에 논란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진영들의 맞 댓글이 서로가 신랄하다.
송 기자가 몇몇 대목에서 문 대통령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 성향의 논객으로 방송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송 기자를 향해 "진짜 방송 언론인"이라고 호평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현정 기자가 요즘 멸종 상태이다시피 한 진짜 방송 언론인이었다.
그녀는 인터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더듬고, 당황하고, 억지 미소를 짓는 표정 관리로 최선의 방어를 했으나 결론은 송현정 기자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양 진영의 다툼보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점이 있어서 그 점을 지적코자 한다. 대담 후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신이 동아일보에서 21년간 기자로 근무한 것을 언급하면서 신문(新聞)의 문(聞)자는 물을 문(問)자가 아니고 들을 문(聞)자로서 기자는 잘 들어야 한다고 송현정 기자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런데 이낙연 총리는 뭔가 오해나 착각을 하는 것 같았다. 들을 문(聞)자의 주체는 기자가 아니고 독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독자가 새 것을 듣는다는 것이 바로 신문(新聞)인 것인데 송현정 기자를 나무라기 위해서 신문(新聞)의 뜻을 잘못 풀이하면서까지 여론을 전달하는 기자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자는 국민을 위해 국익과 공익에 관련된 사항을 얼마든지 묻고 또 국민에게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키 위해서는 무엇이든 물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국민에게 알려줘야 할 책무도 있고 그럼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대담 중에 경제성장이 3% 성장했다고 했는데 경제지표는 -3%로서 3% 후퇴했다. 그런데 그것이 어째서 3% 성장인지 이해가 언 듯 안 된다.
실제 경제지표가 -3%가 맞고 또 문재인 대통령이 대담 중에 3% 성장했다고 말한 것이 맞다면 그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어째서 3% 성장인가
지금 실물경제는 말이 아니다. 점포 임대 사무실 임대가 곳곳에 나붙어 있고 소비진작은 되지 않으니 투자도 촉진되지 않고 청년실업은 아예 거론조차하기 민망할 정도이다. 그런데도 성장이라니 이해가 안된다.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그리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철학사상가이자 교사들인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논변술을 강조한, 소피스트들은 진리와 정의를 상대적인 기준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날아가는 화살을 날아가지 않고 하늘에 멈추고 있다고 한다. 왜? 날아가는 화살을 순간적으로 보면 멈추고 있고 그것을 수리적으로 표현하면 ‘0’이고 또 순간으로 보면 멈추어 있고 다시 수리적으로 표현하면 ‘0’이니까 ‘0’들의 조합인 그 총합은 ‘0’이고 그것을 다른 말로 하면 멈추어 있는 것이 되며 결국 허공에 쏜 화살은 날아가는 게 아니고 멈추어 있다는 것이다. 궤변의 예인 것이다.
기자의 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 여론을 반영하는 기자의 ‘독재’ 언급은, 아예 물어보지도 못하는 것인지.
기자를 나무라기 위해 독자가 새 것을 듣는 것을 기자가 잘 들어야 한다는 말로 풀이 하는 것이나 경제성장이 3%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3% 성장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모두 궤변은 아닌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